6·25 참전국 유학생 초청, 누적 108억 원 이상 지원… 참전 유엔군 희생 기려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한 이중근 우정교육문화재단 이사장 (사진=부영)
[기업뉴스TV=정민수 기자]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기반이 된 6·25전쟁 참전 유엔군의 희생을 기리고 고마움을 표하기 위한 움직임이 민간 차원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유엔데이(UN Day) 공휴일 재지정을 제안하며 이러한 민간 외교 역할에 앞장서는 가운데, 자신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우정교육문화재단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꾸준히 장학금을 지급하며 미래 세대와의 교류에도 기여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중근 회장은 27일 2025년 2학기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하고, 32개국 출신 100명의 유학생들에게 총 4억 원 규모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는 지난 16년간 지속돼 온 그의 교육 및 인도적 지원 활동의 일환이다.
부영그룹 우정교육문화재단은 27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5년 2학기 외국인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튀르키예, 미얀마 등 6·25전쟁 참전국 출신 유학생들을 포함해 총 32개국 외국인 유학생 100명에게 장학금 약 4억 원을 지급했다. 이 재단은 2008년 이중근 회장이 교육장학사업을 목표로 사재를 출연해 설립됐으며, 2010년부터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매년 두 차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2013년부터는 대상 국가와 수혜 학생 규모를 대폭 확대했으며, 1인당 장학금 액수도 연간 800만 원으로 증액해 실질적인 학비 부담 경감에 기여하고 있다.
이날 기부로 인해 현재까지 우정교육문화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받은 유학생은 44개국 2745명에 달하며, 누적 장학금 총액은 108억 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꾸준하고 대규모의 지원은 한국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과 모국 간의 문화 교류 증진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장학금 수여식에서 대표 장학생으로 선발된 콜롬비아 출신 스테파니 아르구에조 가오나(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는 "올해는 한국전쟁 75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이며, 수많은 희생의 결실이 한국의 눈부신 발전으로 이어진 것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그 정신의 혜택을 받는 수혜자로서 우정교육문화재단의 지원에 감사드리고, 콜롬비아와 한국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테파니는 6·25전쟁 참전용사의 후손으로, 그의 발언은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이중근 이사장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으며, 그 대한민국의 토대 위에서 우정교육문화재단 또한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오늘의 장학금이 유학생들의 고국과 대한민국을,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잇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하며, 유학생들이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해 줄 것을 기대했다.
한편, 이중근 이사장은 6·25전쟁 참전국 유학생들이 장학금 수여식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다시 한번 '유엔데이 공휴일 재지정'을 제안하며 참전 유엔군의 희생정신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엔데이(국제연합일)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목표로 국제연합(UN)이 1945년 10월 24일 창설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는 6·25전쟁 이후인 1950년부터 1975년까지 이 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해 왔으나, 1976년 북한이 유엔 산하 여러 기구에 공식적으로 가입하자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공휴일에서 제외됐다.
이중근 이사장은 "6·25전쟁은 유엔 창설 이후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유엔군 60개국(전투지원 16개국, 의료지원 6개국, 물자지원 38개국)이 참전한 전쟁"이라고 지적하며, "동방예의지국의 면모를 갖춰 유엔군의 헌신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는 마음으로 유엔데이를 국가 공휴일로 재지정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유엔군의 참전으로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이 존재하게 됐다"며, 유엔데이의 공휴일 재지정이 "미래 세대와 전쟁에 참여한 유엔 참전 60개국의 외교적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제안은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미래 세대에게 역사적 의미를 전달하는 중요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부영그룹은 외국인 유학생 장학금 외에도 국내외 교육 분야에 대한 기부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중근 회장의 아호를 딴 기숙사인 '우정(宇庭)학사'를 전국 130여 곳이 넘는 초·중·고·대학교에 기증했으며, 우정학원을 설립해 전라남도 화순 능주중·고, 서울 덕원여중·고, 덕원예고 등 5개 학교를 직접 운영하며 교육 인프라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창원시에 위치한 창신대학교를 인수해 신입생 전원에게 1년간 등록금 전액에 해당하는 '우정(宇庭)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인재 양성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쏟고 있다.
해외 기부 활동 역시 활발하다.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버스 2100대를 기증하는 것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25개국에 학교 600곳, 교육용 칠판 60만여 개, 디지털피아노 7만여 개를 기부하는 등 개발도상국의 교육 환경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영그룹은 이처럼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누적 1조 2천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기부하며 모범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중근 회장의 이러한 행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선 지속 가능한 인류 사회 발전에 기여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