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R&D센터 연구원들이 (현지시각)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 암 학술대회 ‘AACR-NCI-EORTC 2025’에서
혁신 항암신약 연구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토대로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미그룹)
[기업뉴스TV=박현진 기자] 한미사이언스의 핵심 사업회사 한미약품이 세계적 권위의 국제 암 학술대회 ‘AACR-NCI-EORTC 2025’에서 신규 파이프라인 ‘EP300 선택적 분해제’를 포함한 5건의 차세대 항암신약 연구 성과를 대거 공개했다. 이는 비만 신약 등 기존 대사질환을 넘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 신약 개발 역량을 선보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은 지난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학회에서 △EP300 선택적 분해제 △SOS1-KRAS 상호작용 저해제(HM101207) △STING mRNA 항암 신약 △p53-mRNA 항암 신약 △YAP/TAZ-TEAD 저해제 등 5건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에 담아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특히 주목받은 ‘EP300 선택적 분해제’는 한미의 신규 ‘표적 단백질 분해(TPD)’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항암신약이다. 이 물질은 EP300 단백질에 의존하거나 CBP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합성치사(Synthetic Lethality)’ 원리로 작용한다. EP300과 CBP 단백질은 정상 세포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기능하지만, CBP 변이 암에서는 EP300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높은 구조적 유사성으로 선택적 약물 개발이 어려웠던 분야에서, 한미약품은 EP300 의존성 세포주와 CBP 변이 세포주에서 항종양 활성을 확인하고, 전립선암 동물 모델에서 기존 1차 치료제 대비 우수한 종양 억제 효과를 입증했다. 이 연구 결과는 EP300 의존성 및 CBP 변이 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 옵션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글로벌 항암제 병용 전략의 유망 후보물질로 평가받는 ‘SOS1-KRAS 상호작용 저해제(HM101207)’ 연구 결과도 공개됐다. 이 저해제는 암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KRAS 변이’가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신호전달 과정의 핵심인 ‘SOS1’ 단백질과 KRAS 간의 결합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HM101207은 다양한 KRAS 변이와의 결합을 저해해 암 성장을 억제할 수 있으며, 기존 KRAS G12C 저해제 등에 따른 내성을 극복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특히 다양한 RAS-off 저해제와의 병용요법에서 강력한 항암 시너지 효과를 입증했고, 다른 SOS1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표적 특이성과 약물상호작용(DDI) 최소화 특성을 보여 글로벌 항암제 병용 전략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한미약품은 차세대 모달리티로 주목받는 ‘mRNA 플랫폼’ 기반 면역항암 신약 연구 성과도 발표하며 신약개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잠재력을 드러냈다. ‘STING mRNA 항암 신약’은 STING 단백질을 직접 발현시켜 강력한 항암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리부트’ 전략을 제시한다. 대장암 및 폐암 동물 모델에서 STING mRNA 단독 투여만으로 유의미한 종양 성장 억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다양한 항암제와의 병용 시 높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또 다른 mRNA 기반 신약인 ‘p53 mRNA 항암 신약’은 종양 억제 유전자인 p53 단백질을 세포 내에 발현시켜 암세포의 자멸을 유도하는 치료제다. 폐암 및 난소암 동물 모델에서 암세포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했고, 탁셀 계열 화학요법 및 아브락산과의 병용에서 우수한 시너지 효과를 입증하며 파클리탁셀 저항성 세포주에서도 유효한 약효를 보여 내성 극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YAP/TAZ-TEAD 저해제’는 Hippo 경로 변이 암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된 YAP/TAZ-TEAD 신호를 조절한다. 한미 저해제는 중피종 세포주에서 우수한 성장 억제 활성을 보였고, 용량 의존적으로 표적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켰다. 중피종 동물 모델에서는 항종양 효력과 표적 유전자 억제 능력이 확인됐으며, 단백뇨 등 신독성 지표에서도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안전성을 나타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전무)은 “표적 단백질 분해(TPD)와 mRNA,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다양한 모달리티 분야로 혁신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차세대 모달리티의 잠재력을 극대화해 글로벌 혁신신약 엔진에 강력한 추진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