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환 한미약품 R&D센터 선임연구원이 지난 7월 22일(현지시각)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ISMB/ECCB 2025’에서 신개념 비만치료제
HM17321의 주요 연구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토대로 참석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기업뉴스TV=박현진 기자] 한미약품이 세계 최초로 근육량 증가를 실현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LA-UCN2, 코드명: HM17321)’의 임상이행연구 결과를 확보하며 글로벌 임상 1상 진입에 긍정적 신호를 보였다. 이 연구 결과는 인체에서도 지방 감량, 근육 증가, 근기능 향상 등 복합적인 효능이 나타날 가능성을 예측하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현지시각)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ISMB(Intelligent Systems for Molecular Biology) / ECCB(European Conference on Computational Biology) 2025’ 학회에서 HM17321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발표 내용은 HM17321이 근육량 증가와 근기능 강화 등 대사 건강을 증진시키면서 비만 개선 효과를 보이는 비임상 단계의 결과다.
이번 학회에서 한미약품은 동물 단백질 오믹스 데이터와 인간 유래 바이오 빅데이터를 통합 분석하여, 동물 실험에서 입증된 HM17321의 효능이 인체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을 머신러닝 기반으로 예측한 결과를 공개했다. HM17321은 GLP-1을 비롯한 기존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 2 유사체로, 한미약품 R&D센터에 내재화된 최첨단 인공지능 및 구조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 신약 후보물질은 단순히 근손실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에는 어렵다고 여겨졌던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비만 혁신 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발표된 연구에서는 HM17321이 투약된 동물 혈액의 단백체 변화를 다양한 질병 또는 신체적 특성을 가진 사람 혈액의 단백체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HM17321은 ‘지방량이 적고 제지방량(지방을 제외한 체중)이 많으며 악력이 높은 사람’의 단백체 특성과 유사한 변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HM17321의 동물 실험 효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면서, 해당 효능이 인체에서도 실현될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또한 단일 동물 실험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추가 효능, 적응증, 잠재적 부작용 등을 폭넓게 탐색할 수 있어, 향후 비임상 및 임상 개발 전략을 더욱 정교화하고 연구개발(R&D) 효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해민 한미약품 R&D센터 임상이행팀장(상무)은 "전임상에서 임상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전체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을 지니고 있는 단계"라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를 제공하고, 한미의 신약 개발 효율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R&D센터 임상이행팀은 동물 및 사람에서 확보한 유전체와 전사체, 단백질체 등 다중 오믹스 자료와 바이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신 생물정보학 기법과 머신러닝 기술을 접목하여 자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반응 및 부작용을 사전에 예측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전무)은 "임상 1상 진입을 앞둔 HM17321의 약리 효과가 인체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단순 체중 감량을 넘어, 근육 기능과 대사 건강까지 아우르는 ‘질적인 감량’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글로벌 비만 치료의 표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