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뉴스TV=박현진 기자] 보령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의 자사 생산 전환을 완료했다고 9일 밝혔다. 이로써 보령은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해 인수한 글로벌 오리지널 의약품 3개 품목(젬자, 자이프렉사, 알림타) 모두를 자체 생산하게 됐다. 이는 제조 경쟁력과 수익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동시에,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의 강력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BA 전략, 국내 권리 확보 넘어 생산 내재화까지
보령의 LBA 전략은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은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모든 권리를 인수한 후, 해당 제품의 제조 및 공급을 국내에서 직접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처방 연속성과 생산 공급망을 보장하여 의약품 수급 안정화에 크게 기여한다.
보령은 2020년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 2021년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 2022년 ‘알림타’ 등 주요 오리지널 품목의 국내 권리를 순차적으로 인수하며 내재화에 집중해왔다. 글로벌 기술 이전과 품질 동등성 확보 절차를 거쳐 젬자는 2022년, 자이프렉사는 2024년, 그리고 알림타는 2025년 2분기에 각각 자사 생산 전환을 완료했다. 현재 이들 3개 품목 모두 보령의 자사 생산단지인 ‘예산캠퍼스(충남 예산 소재)’에서 생산되고 있다.
인수 품목 실적 성장과 수익성 강화
자사 생산 전환을 완료한 LBA 품목들은 인수 이후 꾸준한 성과를 나타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젬자는 2020년 인수 당시 143억 원이던 연간 처방액이 지난해 295억 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자이프렉사는 2021년 인수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167억 원의 처방액을 기록했으며, 알림타는 2022년 210억 원에서 2024년 269억 원으로 28% 성장하며 견고한 실적을 보였다.
이러한 매출 성장은 물론, 직접 생산을 통해 위탁 생산에 따르는 비용을 절감하여 수익성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글로벌 CDMO 사업 확장 및 제형 개선 통한 부가가치 창출
보령은 LBA 품목을 자사 생산 체계로 전환한 것을 기반으로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특히 보령 예산캠퍼스 내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 시설은 2023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EU-GMP(유럽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하며 세계적 수준의 제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 같은 기반으로 보령은 2024년 대만 제약사 로터스(Lotus)와 CDMO 계약을 통해 오리지널 항암제 수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2026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나아가 보령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형을 개선하여 상품성과 환자의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LBA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7월 출시한 ‘알림타 액상주’다. 기존 알림타는 분말 형태의 동결건조 제형이었으나, 보령의 제형 개선 연구개발 역량을 통해 보다 간편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액상 제형으로 개발됐다. 이는 투약 직전 희석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없애 조제 시간 단축과 안전성 확보라는 실질적 개선을 이뤘다.
앞서 보령은 2023년에도 항암제 ‘젬자’를 액상 제형으로 전환한 바 있으며, 이 제품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체 젬자 판매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보령 관계자는 “보령의 LBA 전략은 단순 기술이전 생산에 그치지 않고, 인수 품목에 자사의 연구개발 역량을 투입해 임상 현장에서 실질적 가치가 있는 개량 제품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수-내재화-확장’ 선순환 구조로 지속 성장 도모
보령은 이처럼 ‘인수-내재화-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LBA 전략을 진화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임상적 가치와 브랜드 신뢰도를 갖춘 글로벌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여, 국내 공급 안정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겨냥한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보령의 LBA 전략은 단순한 품목 인수를 넘어, 제조 인프라와 R&D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성장 전략”이라며 “글로벌 오리지널 품목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자사화 및 글로벌 공급을 통해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기업’이라는 미션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