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보행 로봇 '스팟(Spot)' (사진=고려아연)
[기업뉴스TV=박현진 기자] 고려아연이 온산제련소의 현장 안전 관리와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적인 로봇 제조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을 도입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제련소 중 온산제련소가 최초로 '스팟'을 활용하는 사례로, 세계 최대 규모의 제련소가 '스마트 제련소'로 전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스팟'은 사람이 접근하기 위험하거나 어려운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최첨단 산업용 로봇이다. 다양한 고성능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 브라운대학교, BMW, 미쉐린타이어, 카길, 글로벌파운드리, 시머링발전소 등 전 세계 유수의 기관과 기업에서 이미 그 활용성을 입증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온산제련소 내 466개의 핵심 점검 포인트와 기존에 접근이 어려웠던 사각지대 순찰 임무를 '스팟'에 맡겼다. '스팟'은 초음파 센서, 적외선 카메라, 유해가스 감지기, 음향 센서 등을 활용해 △설비 온도 측정 및 가스 유출·누액 감지 등 위험 요소 점검 △차량 이동이 잦은 구역에서의 충돌 방지 △실시간 정보 공유 및 경보 기능 등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해 현장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여러 로봇 업체를 비교 검토한 결과,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이 온산제련소 관리 역할에 필요한 온도, 소음, 진동 측정 등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어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연 정련 공정 등에서 경로를 학습시키며 자율주행 시험을 진행 중이며, 안정성이 확인되면 다른 공정으로의 확장도 검토할 계획이다.
'스팟'의 도입은 야간, 주말, 휴일 등 설비 점검이 취약할 수 있는 시간대에도 고위험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가능하게 해 자율 점검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스팟'이 제련소 각지에서 수집하는 정보는 정비 체계 개선에도 활용돼 전반적인 관리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아연은 '스팟' 도입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며 올해 말까지 가스 중독 및 질식 위험 구역 점검으로 역할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또한, 공정 변화가 잦은 제련소의 특성을 고려해 '스팟'에 360도 회전 카메라를 탑재해 설비 구조나 배관 환경 변화를 시각적으로 추적·관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는 설비 관리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스팟'에 열화상 카메라와 가스 정량 측정 센서 등을 추가로 장착해 실시간 데이터 연동형 제어 시스템과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제련소'로 진화해 설비 고장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상 징후 발생 시 신속하게 조기 경보를 발생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더 나아가 '스팟'과 함께 드론, 자율주행차량 등 AI와 로봇 기반의 통합 점검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장기적인 과제로 삼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스팟' 도입으로 온산제련소의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선제적인 위험 예방이 가능해졌다"며 "기존 안전 점검 인력들의 업무 피로도가 줄어들고 작업 만족도도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스팟' 도입은 안전 관리 분야 혁신을 위한 첫걸음이며, 앞으로도 무재해∙무사고 현장 구현을 위해 최신 기술을 적극 도입해 현장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