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식품기업으로서의 자존감 높여
신동원 신임 회장 (사진 = 농심 제공)
[기업뉴스 = 송영희 기자] 식품은 맛을 넘어 경험과 관계, 공감으로까지 이어지게 한다. 농심이 소비자 중심 가치주의를 지향하는 이유이다.
농심은 지난 7월 신동원 회장 취임과 함께 기업 슬로건을 ‘인생을 맛있게, 농심’(Lovely Life Lovely Food)으로 바꾼다.
신뢰받는 품질과 맛, 식품 안전에 대한 철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동반자로서 더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신동원 회장은 취임사에서 국내외 사업 지평을 넓히고 연말 미국 제2공장 완공으로 해외 기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생산과 마케팅 시스템을 세계 탑클래스 수준으로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라면기업 5위라는 지금의 성적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신 회장의 당부가 실제로 구체화 되어가는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농심은 지난 9월말 기준 국내와 해외를 합친 누적매출액 15조 원을 달성했다. 국내 식품업계 단일 브랜드 중 최초이자 최고의 기록이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매출은 1조 282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국내법인은 8.4% 감소한 반면 해외법인은 3.2%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면 및 스낵사업의 매출이 감소한 반면 해외에서는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법인의 매출이 확대되었으며 음료시장에서 카프리썬 및 웰치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에서는 대형매장의 매출이 감소한 반면 신유통이라 불리는 회원제 마트 및 온라인 중심 판매가 증가했다.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는 코스트코, 월마트 등 현지 대형유통 중심의 매출 성장이 지속 중이다.
캐나다에서 볼 수 있는 농심의 광고 전략 (사진 = 농심 제공)
일본 시장에서는 내식 선호 장기화로 짜파게티 및 너구리 브랜드 입점 확대 등 신브랜드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 중이다.
호주 시장에서는 현지인 시장 판촉이 확대되고 있으며 베트남 시장에서는 현지 대형유통 직거래 공급이 실시 중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신라면 해외매출이 처음으로 국내 매출 규모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농심은 지난 3분기까지 신라면의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섰다고 이달 초 밝혔다. 지난 1986년 출시된 이래로 첫 기록이다.
신라면의 3분기 누적 국내외 매출액은 총 6900억 원으로 이중 해외(3700억 원)가 53.6%에 달한다.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신라면은 올해 해외매출 5천억 원을 포함하여 총 93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 매출 1조 원의 신기원 달성도 기대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 신라면이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데는 ‘한국적인 맛이 가장 세계적인 맛’이라는 농심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청도공장(1998년), 중국 심양공장(2000년), 미국 LA공장(2005년)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농심재팬(2002년)과 농심호주(2014년), 농심베트남(2018년), 농심캐나다(2020년)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춤으로써 현지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신라면은 최근 국내 라면시장이 성장의 정체를 겪고 있는 사이 해외에서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가며 몸집을 키워왔다.
특히 지난해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외식보다 내식을 선호하는 ‘홈쿡(Home cook)’ 트렌드가 번지며, 간편하고 맛있는 신라면이 주목을 받게 됐다.
또 연말 미국 제2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미국과 캐나다는 물론, 멕시코와 남미 지역까지 공급량을 늘려 더 큰 폭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