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건전성 위기 벗어났으나 재무구조개선 지속
[뉴스랭킹 = 송영희 기자] 오는 2021년 확고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세계 200대 기업 진입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박성수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이랜드의 경영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1아울렛’을 선보이며 도심형 브랜드 의류의 가격파괴 열풍을 주도해 온 이랜드는 지난 2014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성장하며 중국시장의 유통혁명을 꿈꿨으나 2016년 부채비율 급등으로 인해 경영악화를 맞이하게 됐다.
뉴코아, 대구 동아백화점 등 경영위기의 기업을 인수해 재기시키는 인수합병업계의 재활전문가라고 불렸던 박성수 회장의 이랜드는 2017년 패션브랜드 ‘티니위니’, 모던하우스 사업부를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매각가격은 티니위니 8,770억원, 모던하우스 7,1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이랜드는 재무건전성 위기를 해소하고 부채비율을 2018년 172%까지 낮출 수 있었다.
지난 2018년 경영정상화의 길로 들어선 이랜드의 경영성과는 총자산증가율, 영업이익증가율, 자기자본증가율, 자본금순이익율 모두 AAA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랜드의 재무개선작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룹 전체의 재무건전성 위기를 벗어나기는 했으나 계열사별로 자본잠식 위기에 빠져 있어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랜드는 지난해에도 케이스위스를 매각하고 이앤씨월드 매각을 추진했으나 매각작업이 순조롭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9,511억원으로 전기 6조1,367억원 대비 4% 감소했으나 순익은 1,891억원으로 전기 1,184억원 대비 59% 증가했다.
지난해 순익 증가는 종속 및 관계기업 투자 처분이익 2,309억원이 발생한 데 따른 것으로 이랜드는 지난해 11월 회사에 흡수합병된 종속기업인 이랜드제주리조트를 에스케이디앤디에 호텔영업 및 관련 유무형자산을 매각한 바 있다.
재무개선작업을 통해 이랜드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다.
이랜드는 국내 최초로 의류에서의 아울렛 열품을 몰고 왔을 뿐만 아니라 패션시장의 캐주얼웨어 프랜차이즈 개념을 도입하는 등 패션업계에서의 새로운 시도를 통해 기업성공의 신화를 이뤄냈다.
이랜드는 지난해 중국 광군제에서 빛나는 성과를 거두면서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드는 지난해 11월11일 광군제 하루 동안 온라인 쇼핑몰 티몰(天猫)에서 2.97억위안화 (한화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광군제에 처음 참가한 지난 2013년 대비 10배 성장한 것으로 지난해까지 포함됐던 티니위니 브랜드의 매출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20% 성장한 수치다.
중국 사업 핵심 패션브랜드였던 티니위니를 매각했음에도 기존 브랜드의 성장세는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패션사업이라는 초심으로 돌아가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박성수 회장이 의류사업에서 출발해 의식주휴미락 기업으로 사업부문을 확장해 놓았을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경영에서의 최우선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랜드는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식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드는 중국 커피빈 사업과 자연별곡, 애슐리 등을 중단하는 반면, 지난 2018년에는 주얼리사업부 투자유치, 사이판 MRI법인 투자유치 등으로 3,210억원을 조달했다.
이랜드는 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부분을 물적 분할해 외식전문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식사업부문에 1,000억원 규모의 외부 자본을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복잡다난한 과거를 정리하고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이랜드가 마곡 사옥시대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