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위기 속 제화산업, 기술·경쟁력으로 극복
[뉴스랭킹 = 송영희 기자] 금강제화가 경기침체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올해 초 생산공장과 물류센터를 세종특별자치시로 통합·이전하고 토탈패션 업체로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한 힘겨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금강제화는 전국 130여개 도시에 600여개 매장(관계사 매장 포함)을 갖추고 제화는 물론, 의류, 핸드백, 컬렉션 등 모든 패션 아이템을 생산, 유통하는 토탈패션 업체다.
1980년대에는 수출 호황기를 맞이하며 1990년대 멋과 여유를 창조하는 세계 초일류 브랜드 창출을 목표로 성장해왔으나 제화산업의 특성상 수작업 생산의존도가 높아 대량 생산이 어려워 난관에 봉착했고, 이에 경기침체까지 겹쳐 금강제화의 매출증가율은 지난 2018년 8%에서 지난해 -1%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올해 세종특별자치시대를 열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금강제화는 팬데믹으로 인해 제화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나 앞으로 성장기반을 확보해 중장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
한국전쟁 이후 소비재산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던 1954년 금강제화산업사로 설립된 금강제화는 한국경제의 성장과 그 궤적을 함께 하면서 지난 반세기를 보냈다.
금강제화는 소비재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던 1960년대 중반에 금강제화 명동 매장을 개장하면서 세련된 디자인과 독특한 디스플레이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60년대 후반부터 수출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수출강국의 꿈을 함께 해왔다.
일본과 미국으로의 수출은 점점 증가해 70년대 중반에는 생산량의 70~80%가 수출됐고 이로 인해 1972년 미국지사 설립에 이어 1975년 8월에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게 됐다.
아울러 금강제화는 80년대 토탈패션 개념을 도입, 괄목할 만한 성장을 달성하면서 기존 제화뿐만 아니라 의류, 핸드백, 패션 소품 등 전체 패션 관련 업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이는 로드 샵 중심으로 패션제품에 대한 온 스톱 쇼핑이 가능한 형태로 변모하면서 제화산업을 단순 소비재에서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패션 사업으로 정착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금강제화는 1982년 호주 시드니 지사 설립에 이어 1985년 일본 동경 지사를 설립했으며 1989년 인도네시아에 연 생산량 70만족 규모의 현지법인을 설립해 세계화를 지향해 왔다.
특히,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수출용 캐쥬얼 신발 전문생산업체인 베잔트를 설립해 주력 사업에서의 우위를 확보한 금강제화는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이어 90년대에는 토탈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갔다.
1991년 의류사업부를 신설하고 신세대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1993년 급증하는 물류에 대한 총괄관리와 체계적인 시스템 확보를 위해 물류전문회사인 금강로지스틱스를 설립했다.
금강제화는 소비재산업에서의 신개념 도입에 선구적이었다. 토탈패션 사업에 이어 멀티 브랜드샵이라는 선진화된 유통 기법을 국내에 도입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이는 1996년 동일 매장에서 여러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멀티 브랜드샵을 도입한 스포츠 전문 생산 및 유통 업체인 금화스포츠를 설립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90년대에는 기존의 사업에 새로운 사업을 결합, 발전시키는 시기였으며 동시에 제화산업이 융합·변화하는 시기였다.
이에 금강제화는 1995년 비제바노와 합병, 1998년 랜드로바와 통합함으로써 조직 내 제화 관련 3개사를 융합해 대단위 패션기업을 형성하게 됐다.
현재 금강제화는 2000년대 일류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우수한 제조 기술력과 독창적인 디자인 개발 능력, 기술과 디자인에 기초한 제품의 고급화에 주력하면서 소비자 트렌드를 선도하는 패션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전세계의 저성장기조에 글로벌 팬데믹까지 겹쳐 제화산업에 덮친 암운이 쉽게 걷히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지만 금강제화의 기술과 시장에서의 위상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위기는 충분히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