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에 수익성 악화로 업계 공동 딜레마인데 ‘나 홀로 간다?’
[뉴스랭키 = 송영희 기자] 중국 다자(구 안방)그룹의 ABL생명의 매각설에 자본잠식설까지 최근 국내 보험업계는 갖가지 딜레마로 술렁거리고 있는 가운데 ABL생명은 다른 외국계 보험사와는 달리 매각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ABL생명의 자본금은 전기와 동일하며 아직 큰 변동성이 보이지 않아 잠식상태로는 보이지는 않는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BL생명의 자본금은 지난해 말 기준 155억3,400만원으로 전기와 동일하다.
그러나 보험업계의 흐름으로 볼 때 외국계 보험사들의 매각설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으며 ABL생명 역시 2016년 말 독일 알리안츠가 중국 안방그룹홀딩스에 매각한 기업이라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업계의 매각설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상황인 아닌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교체에 따라 2017년 8월 사명이 알리안츠생명에서 ABL생명으로 변경한 이후 현재 ABL생명의 지위는 최상위지배기업 중국 다자그룹 아래에 있는 지배회사 중국 안방그룹의 기타특수관계자로 동양생명보험을 두고 있는 중국기업의 국내법인이다.
ABL생명은 안방그룹홀딩스가 100% 주주인 한편, 동양생명은 다자생명보험이 42.01%, 다자생명의 자회사인 안방그룹홀딩스가 33.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이하 중국 은보감회)가 두 회사의 대주주 다자보험그룹의 위탁경영을 마치자 매각설에 휩싸였으며 회사 측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루머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명보험업계는 저금리 기조 속에 건전성 기준 강화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순손실이 발생하면서 수익성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가운데 외국 생보사들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매각설은 지난 2월 중국 은보감회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안방그룹에 대한 위탁경영을 종료하면서 논란이 되었다.
지난 2018년 중국 정부는 안방그룹이 보험법 위반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 능력이 떨어질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1년간 위탁경영을 하기로 결정했으며 국무원 조직 개편 후 중국 은보감회는 구 중국보감회의 업무를 이관 받고 위탁경영 기간을 1년 연장했다.
위탁경영 기간 동안 중국 은보감회는 위탁경영 전 안방보험이 발행한 1조5천억위안 규모의 모든 상품에 대한 지급을 2020년 1월 마쳤으며 비핵심 금융업무 매각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위탁경영 종료 결정은 다자보험그룹이 정상적인 경영능력을 갖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기존의 안방 그룹은 청산되고 다자보험그룹에 속한 다자생명보험(옛 안방생명) 등은 보험 업무를 지속한다는 것이 주요내용이다.
중국 은보감회는 지난해 7월 안방그룹으로부터 주요 우량 자산을 분할해 다자보험그룹을 설립했다.
또, 공고문을 통해 다자보험그룹에 대한 전략적 투자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사회적 투자자는 거의 확정됐다고 밝혀 민영화 작업을 진행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은보감회는 다자그룹의 민영기업 성격을 유지하고 지배구조를 보완하며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 보험금 지급 능력과 경영 수준을 높여 다자그룹의 안정적 발전을 촉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주주가 교체된 ABL생명은 지난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새로운 모멘텀을 맞이했다.
그러나 금리 하락으로 인해 지난해 보험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ABL생명은 대주주 리스크 문제까지 경험하게 돼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발생했으며 또 적자로 전환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잠재매물론이 나오는 것은 그리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덮친 팬데믹으로 인해 저성장 기조에 저금리 상황은 쉽게 타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ABL생명이 이러한 파고를 어떻게 넘어갈 수 있을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