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 위주의 새 상품 선보일 기획조직에도 관심 집중
[뉴스랭킹 = 송영희 기자] 한화생명이 영업기법에 대한 특허 획득 및 디지털 원주민인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하는 기획조직 출범에 따라 탄력을 받고 있다.
한화생명의 이와 같은 대응은 최근 금감원의 기관경고에 따라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게 된 점을 만회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전략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지 않아도 추진할 수 있는 사업 분야에서 경쟁사를 능가할 고지를 점령함으로써 마이 데이터 사업의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한 상황을 타개해 보겠다는 계산이다.
이와 관련, 한화생명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보험금 청구 자동심사 기법 2건에 대해 특허를 획득했다고 21일 밝혔다.
특허명은 '실손보험금 자동지급심사 시스템 및 그 방법'과 '섀플리값을 이용한 실손보험금 자동지급심사 시스템 및 그 방법'이다. 섀플리값은 프로젝트 구성원 간 합리적 성과 분배를 산출하는 산식에 관한 이론이다.
한화생명은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청구 데이터 1천100만여 건에 대해 3만5천 번의 기계학습(머신러닝)을 진행했다.
AI 자동심사 시스템은 지난해 12월부터 실손의료보험 청구 심사 등에 도입됐다.
한화생명은 AI 자동심사 시스템으로 보험금 수령에 걸리는 시간을 1∼2일 단축했으며 심사 효율 개선에 더해 특허권료 수입도 뒤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한화생명의 기획조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디어 팜(Idea farm)'아이디어팜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상무가 고안한 팀급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아이디어 팜은 조직 출범 이후 첫 보험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며 이르면 다음달 초 상품 출시가 이뤄진다.
첫 보험상품은 온라인 다이렉트보험인 '온슈어'에서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온슈어는 온라인으로 원하는 조건에 맞춰 설계부터 가입까지 직접 진행할 수 있다.
현재 온슈어에서 판매되는 보험상품들은 젊은 층의 생활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이어서 첫 상품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아이디어 팜 출범에 따라 디지털 보험사를 목표로 그동안 IT업계와 유통업계 등 외부에서 채용한 인재들의 아이데이션을 통해 이제까지 한화생명이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사업화한다는 구상이 현실화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
아이디어 팜은 철저한 상향식의 신사업 추진이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6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13개 사업본부 50개 팀에서 15개 사업본부 65개 팀으로 재편하면서 신설한 기술전략실과 빅데이터실, 오픈이노베이션(OI) 추진실 등 역시 아이디어 팜의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4일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가 대주주 거래제한을 위반 등의 혐의로 한화생명에 대해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의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기관경고 조치와 함께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를 금융위에 건의하기로 했다. 또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는 문책경고 상당, 주의적 경고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번 제재안은 각 제재 별로 금융감독원장 결재 또는 금융위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5월부터 2개월간 한화생명에 대한 종합검사를 진행하면서 대주주 거래 제한 위반, 자살 보험금 부지급 등을 적발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7년 자살보험금 미지급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기관경고를 받은 바 있다. 3년 내에 기관경고 3회 이상을 받을 경우 금융사에 영업·업무 일부 정지나 영업점 폐쇄, 영업점 영업 일부 정지 등의 추가 징계가 내려진다.
이러한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한화생명의 신사업 추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한화생명이 금융소비자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